노트북을 오랜만에 켰다. 8월도 거의 반이 지났다. 시간을 못 따라가겠다. 생리통이 싫다. 진한 초코 음료를 마시고 싶다.
지난주부터 철학책을 몇 권 뒤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푸코의 대담집을 읽다가 왔다. 푸코는 ‘경험’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푸코가 말하는 경험은 주체를 변형시키는 경험이다. 쌓이는 경험이 아닌 기존 성분을 바꾸는 경험이고, 퇴적보다는 단층에 가까운 경험이다. 변화로 말하자면 물리적 변화보다는 화학적 변화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푸코는 ‘경험’을 하는 수단으로 철학을 택했다. 철학으로 분류되는 글을 쓰면서 ‘경험’을 하고, 결국에는 자기를 그전과는 다른 상태로 만들었다. 사실 철학서는 지루해서 제대로 읽기 힘든데, 푸코는 철학이 아닌 자기 변형의 기록을 서술해놓은 느낌이라 재미있다. 내가 하는 짓들이랑 교집합이 있는 것도 재미있다. 그림이든 연극이든 글이든 그냥 난 내 변화를 위해, 내 배설을 위해, 내 카타르시스를 위해, 그리고 그 후의 치유 비슷한 것들을 위해 하는 거다. 테크닉에 휘둘릴 때도 있지만 우선순위는 무조건 ‘나’다.
‘경험’이라는 단어를 더 소중히 써야겠다.
약자 혹은 강하지 않은 다수를 위해 만든 원칙은 병적일 정도로 지킨다. 원칙을 어기는 인간들을 보면 화가 난다. 지하철, 도서관, 금연구역, 길거리 같은 곳의 공공질서도 마찬가지. 대부분의 경우 ‘유지‘보다는 ’변화‘ 쪽을 더 좋아하더라도 공공질서는 그냥 모두가 지켜야 하는 공공질서다. 체제에 대한 반발심을 갖고 사는 인간일지라도 공공질서는 공공을 위해 지켜야 한다. 공공질서 어긴다고 간지나는 이단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존나 혁명가가 되는 것도 아니니깐, 제발. 중2병 환자이든, 본인을 몽키 D 드래곤이라고 믿는 오타쿠이든 간에 지하철은 사람 내린 후에 타기, 사석화가 금지된 도서관에서는 가방 놓고 튀지 않기, 길빵하지 않기, 가래 뱉지 않기 정도는 지켜줘. 유치원생 타이르듯이 타이르고 싶다. ’자유를 갈망하고 정의를 사랑하는 예술가‘의 스테레오타입으로 해 다니면서 좁은 길에서 담배 뻑뻑 피우고 열람실 책상에는 가방만 두는, 그러면서 윗대가리들이 만든 원칙이 싫다며 목소리 키우고 정부 욕만 하는 인간들. 이젠 그만 보고 싶다. 일관성은 모든 원칙을 거부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고통 받는 사람들을 그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는 데서 오는 거야. 병신아.
머리가 어지럽다.
수강신청 귀찮다. 15학점만 듣고 싶다.
생리통 때문에 컨디션이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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