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빨리 간다. 더위에 기가 빨린 채 헤롱헤롱 하다 보니 7월이 갔다. 개강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수업 시간표와 단체 제작 일정표는 벌써 나왔다. 단체 제작이 정말 싫다.
작년 2학기, 단체 제작이랑 졸전 어시만 없었어도 불안 증세라든가 공황 발작 같은 게 그리 심하게 나타나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기억 정리를 시작한 4월부터 건강이 정말 좋아졌지만 개강을 앞두니 다시 이상해진다. 심박이 빨라지는 순간이 잦아졌고 잠 못 자는 날도 많아졌다. 더위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불안감 탓도 있는 것 같다.
내 모든 실패는 트라우마로 진화한다. 1학기 초반을 제외한 학교생활은 트라우마 덩어리다. 마초 선생도, 제도판도, 제작소의 톱과 망치와 드릴도, 컴퓨터 디자인실의 아이맥도,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이번 2학기는 트라우마와 마주하는 게 주된 과제가 될 거다.
글쓰기 수업은 꼭 들을 거다. 듣고 싶었던 소설가 선생님의 강의가 사라져서 아쉽긴 하지만 작년에 들었던 선생님의 수업은 아직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몇 달 내내 주기적으로 싸지른 원초적인 똥글들이 과연 내 글쓰기에 도움이 됐을까. 오히려 안 좋은 습관이 늘어난 것 같아서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게워내는 건 자연스러워졌으니깐. 아주 마이너스를 향한 건 아닐 거야.
수강신청에 실패를 하고 선생님한테 메일을 보내 겨우 따낸 수업이었는데, 휴학을 해서 미안했다. 나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간 사람들한테도 미안했고 선생님한테도 미안했다. 수업 정말 열심히 들었는데. 과제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번엔 더 열심히 듣고 더 열심히 써 갈게요. 제발 수강신청 성공하게 해 주세요. 단편소설도 꼭 마무리 지을게요. 이번 학기에 쓸 <난시교정렌즈>의 아이디어 노트를 틈틈이 건들고 있다. 그걸로 내 속이 조금 더 편해진다면 좋겠다.
어찌됐든 이번에는 잘 버티고 싶다.
'하루 낱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50811 묵은 일기 (0) | 2015.08.14 |
|---|---|
| 150813 어지러워요 (0) | 2015.08.13 |
| 150730 알콜 고자 (2) | 2015.07.30 |
| 157030 (0) | 2015.07.30 |
| 150730 Jai guru Deva Om (0) | 2015.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