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30 Jai guru Deva Om

2015. 7. 30. 01:01 from 하루 낱말

 밀린 일기는 언제 써낼 수 있을까. 순간은 정말 순간이다. 그 순간에서 벗어나면 유통기한 지난 음식처럼 상해버린다. 그게 뭐든. 단순 부패로 끝날지 아니면 숙성 음식이 될지는 내 역량에 달린 거겠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변질될 수밖에 없다는 게 조금 슬프다. 몇 주 동안 제대로 못 써냈던 조각 기억들을 타이핑만이라도 해야겠다.

 

-7월 13일, 163번 버스 안에서 싸지른 메모들


동대문은 낡았다. 이상한 고시원도 많다. 고시원 건물은 다큐멘터리에서 본 가리봉동 쪽방촌이랑 닮았다. 아직 안 없어지고 있는 걸 보면, 심지어 많이 있는 걸 보면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이 있긴 한가보다.


그 옆으로는 또 래미안.


서울은 래미안 왕국이 되어가고 있다. 래미안이 파워 실세고 그 다음은 자이나 아이파크 정도이려나. 곧 통일 래미안 시대가 올 것만 같다.


-7월 14일 도서관


지난 주 기억을 정리하려고 해도 정리가 되질 않는다. 애초에 정리라는 건 있는 것들을 분류하고 어울리는 자리에 알맞게 놓아두는 작업인 건데, 지금의 나에게는 분류할만한 기억이 남아있질 않다.

20대 중반이 된 후로는 늘 그렇다. 주체로서 순간을 담는 게 아니라, 객체가 되어 연속으로 들이닥치는 순간들을 관통하는 기분. 


조금 더 어렸을 때엔 모든 걸 꾹꾹 눌러 담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 너무 세게 눌러 담은 탓인지 용량이 더는 없나보다. 모든 게 흘러넘친다. 오랜만에 ‘Across the universe’를 들어야겠다.


 Words are flowing out like endless rain into a paper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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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I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