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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5. 16:57 from 하루 낱말

 디자인 관련 취업센터 직원한테서 연락이 왔다. 어제 알바몬에 올린 이력서 보고 연락한 거라고 했다. 난 단기로 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그쪽 일은 내가 찾는 일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센터 직원은 잠시 당황하는 듯싶더니 졸업 후에 어디로 취업할 거냐고 물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물었다. 난 서양화과에 다닐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회사에 들어가는 걸 상상해본 적이 별로 없다. 아주 가끔 영화사나 방송국 정도를 상상해보긴 하는데, 그마저도 그냥 심심할 때 하는 망상 정도다. 분명 돈은 벌어야 하는 건 맞지만 ‘졸업 후=취업‘이라는 공식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마주한 탓에 살짝 머리가 띵한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당연한 게 나에겐 당연하게도 당연하지 않은 건가, 싶으면서 ’당연’을 키워드로 게슈탈트 붕괴현상이 일어나기도. 결국 나는 연극 무대 작업이나 할 거라고 대답했고 취업센터 직원은 미련 없는 투로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잠시 동안 띵한 느낌이 사라지질 않았다. 취업은 둘째 치더라도, 내가 무슨 일을 할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걸 오랜만에 또렷하게 느껴서일 거다. 사실 내 언어를 찾아서 다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다. 어지럽게 싸질러져있는 메모들을 그 언어로 번역해서 기록할 수만 있다면 죽는 순간 게임 만렙 찍는 기분으로 웃으면서 끝낼 수 있을 거다. 그렇지만 너무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고 추상적이기도 해서 어디에서도 쉽게 말할 수 없다. 예술학교에서조차 저런 말하면 바보 취급 받는 세상인데. 대외적인 진로는 ‘연극 무대 작업‘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게 여러모로 좋다. 무대 작업으로 밥벌이 하면서 내 언어를 찾는다면 그건 정말로 좋은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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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I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