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껍데기들이 굴러가는 모양새를 묘사하는 일에 치중하고 있다. 최대한 생각을 없애고 깔끔하게 서술하는 일. 그런데 아무리 깔끔하게 서술하려 해도 어줍잖은 내 생각들은 여기저기에 지저분하게 들러붙어 껍데기들이 굴러가는 것을 방해한다.
그렇다고 알맹이를 정확히 표현하는 일에 익숙한 것도 아니다. 알맹이를 표현하려면 밑바닥까지 기어 내려가서 모든 것들을 관찰하고, 그 관찰의 결과물들을 일열로 나열한 뒤 필요한 것들의 수순을 매겨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후자의 결과물들이 전자의 윤활유 역할을 해 주면 좋을 텐데. 난 안 될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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