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ㄴㅇㄻㄹㄹ

2015. 12. 5. 22:13 from 하루 낱말

 학교가 싫다. 이 학교가 대단한 곳이라고 착각하고선 몇 년을 투자해서 입학한 내가 병신 같다. 졸업을 할지는 모르겠다. 그냥 다음 학기부터는 내 작업을 위한 수업만 수강하기로 했다. 학과의 커리큘럼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 


 한 교수가 우리 학년 학생들을 불렀다. 자신이 만든 세트를 옮기는 데에 일손이 필요하다고. 과대인 친구는 '집합'이라는 표현과 '반강제'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리에게 공지했다. 선생이 돈을 들여 사람을 '고용'할 생각은 안하고 만만한 학생들을 불러 부려먹는 꼴은 우리 과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입학하기도 전에 같은 과를 졸업한 선생들에게 종종 불려다니곤 했다. 그때 나는 대체 왜 우리는 아무런 보수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선생들은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롤러질을 시키고 페인트질을 시키고 허드렛일을 시켰다. 학과에서 너무나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선생들은 그게 이상하다는 걸 몰랐던 거구나. 알면서도 그게 편하니깐 부려먹었던 것도 맞을 테고. 그렇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졸전을 할 때에도 아무런 보수 없이 후배들을 인력으로 사용하는 거구나. 


 착한 선배가 '올해는 신입생 인력을 쓸 수 없어서 1학년 분들이 수고를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ㅠㅠ'하고 말했다. 그렇게 착한 사람조차 후배를 '인력'으로 '쓴다'고 말하다니, 너무나도 만연하게 깔린 착취 분위기 때문에 암담해서 화가 났다.  


 몰라, 화가 나서 횡설수설이다. 오늘도 화를 참기는 글렀다. 매번 단체 일정에 빠져서 같은 학년 사람들한테 미안하고, 애초에 내 몫이 아닌 일 때문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더 화가 난다. 씨발 진짜 좆같아서 내 포트폴리오를 어느정도 모으고 나면 자퇴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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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I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