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7

2015. 7. 17. 03:53 from 하루 낱말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은 그때그때 써 놔야 한다. 시기를 놓친 생각들은 진행도, 끝맺음도 잘 안된다. 길게 써 놓고 끝내지 못한 묵은 글이 여덟 개가 있다. 괜히 제대로 쓰려고 재고 따지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백스페이스 없이 휘갈겨야 기록다운 기록이 생기는 건데. 


 이번 주는 패턴이 엉망이다. 일요일에 무리해서 늦게 잤다가 다음 날부터 늦잠만 잤다. 일찍 일어나봤자 11시. 어제는 오후 5시 반에 일어났고 오늘은 밤 10시 반에 일어났다. 많이 잤는데도 졸려서 계속 빈둥거리다가 이제서야 기지개 펴고 일어났다. 


 일기를 안 쓰고 지내서 그런가 감정이 엉망이다. 감정이 엉망일 때에는 '자살'이나 '우울증' 같은 단어가 예고 없이 떠오른다.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죽은 물고기처럼 둥둥 떠오른다. 저 두 단어도 떠오른 물고기처럼 죽은 단어들이었으면 좋겠다. 


 '자살'이나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마다 의식적으로 피하려는 발악을 한다. 하다 보면 재미있다. 처음에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피하기 위해서 '잣알'이라는 단어로 바꿔 불렀다. 그러다가 '자'라는 글자가 튀어나오기 시작할 때 '자일리톨'이나 '자전거' 같은 다른 단어로 토스를 하기도 했다. 이런 뻘짓이 점점 발전을 하다 보니 이젠 '자, 이제 시작이야 내 꿈을 내 꿈을 위한 여행 피카츄' 하면서 노래까지 부르기 시작했다. 미친 것 같다. 혼자 노는 법까지 점점 발전한다. 그래도 끝맺음이 유쾌해서 좋다.


 어제 밤에는 동네 빵집에서 빵 네 개를 사들고서 도서관에 갔다. 밤 8시부터 아침 5시 반까지 있었다. 매번 읽다가 놓게 되는 사르트르의 <구토>를 펼쳤다. 쉬는 시간 두 시간을 빼더라도 7시간을 넘게 읽었는데 150 페이지 밖에 읽지를 못했다. 그래도 그 150 페이지를 정말이지 꼭꼭 씹어 먹었다. 맵고 딱딱했지만 내 혀에는 맞았다. 맛있었다. 삼키고 나면 왠지 배가 아플 것 같다. 


 월요일, 화요일 일들을 적다가 실패를 했다. 정리가 안돼서 그냥 방치해두고 있다. 지난 주 일들도 방치해 두고 있다. 방치벽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 


 많은 이야기들이 떠오르는데 써내질 못한다. 구상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표현할 수 있는 장르가 없다, 아직은. 소설도 어렵고 그림책도 어렵고 극도 어렵다.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지. 일주일도 넘게 쉬었다. 잠깐 스쿼트를 해 봤는데 도와주는 근육이 없었다. 앙상한 뼈만이 혼자서 애쓰고 있었다. 내일은 하체 운동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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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I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