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안 피운지 1년이 넘었다. 며칠 전 지수가 보헴시가 화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이따금씩 입이 담배를 떠올렸다. 그러던 중에 오늘 과제로 읽은 스티븐 킹의 책 때문에 새벽에 뛰쳐나가 담배를 사왔다. 오랜만에 피우니깐 눈알이 돌고 속이 쓰렸다. 눈알 도는 기분 오랜만이라서 좋아.
뻘글만 쓰다 보니깐 글 다운 글을 못 쓰겠다. 일년 중에 오백 번 정도 하는 생각인데 막상 창작 수업 들으니깐 더 뼈저리게 느껴짐. 독서량이 부족한 것도 큰 이유겠다. 이번에 명작읽기 신청한 건 정말 잘한 짓. 바틀비 같은 인물은 대체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 책 좀 많이 읽어야겠다.
요즘 계속 약에 취해, 잠에 취해 살다가 각성 효과 있는 담배를 피우니깐 정신이 맑아졌다.
글쓰기 수업 막판에 단편 소설을 써야 하는데 뭘로 쓸지 고민 중이다. 아직 한참 남았지만 그래도 계속 고민. 일단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건 인생 처음으로 완성한 미니픽션 <700W>. 2순위는 얼마 전에 조금씩 쓰기 시작한 니나와 오목거울 이야기. 3순위는 재작년 가을, 휴학하기 전에 시작했던, 로드킬 당한 길고양이 이야기. 이 셋 중에 하나가 될 텐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700W>는 미니픽션감으로 쓴 거라 단편으로 고치기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마지막이 제대로 정해진 거라 다른 언어로 번역한다는 생각으로 고쳐쓰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니나 이야기는 너무 텔링 위주로 쓰고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할 것 같다. 길고양이 이야기는 이미 7페이지 정도까지 쓰긴 했는데, 많이 썼다는 건 고쳐야 할 부분도 그만큼 많다는 소리. 그래서 뭘 고르든 할 일은 겁나 많다는 것이다. 글쓰기 고자는 뭘 하든 고생입니다.
아까 완두콩 한 알 정도 빗나간 일상이 시작됐다고 적었었나. 역시 약간은 빗나가야 인생이 인생 답다. 고 선생님한테 어떻게 문자를 보내놔야 할까. 어차피 학생 한 명 한 명 다 케어하길 바라는 사람이니깐 내가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서도 다 이야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학과장이라 곧 면담도 할 테니.
쓰면 쓸 수록 내가 못 쓴다는 게 느껴진다. 페북 글도 다 쪽팔려서 수시로 비활성화를 한다. 요즘 들어서는 멍청하다는 생각도 자주 한다. 명작읽기 수업에 이어서 연출과 글쓰기 수업을 신청한 것 또한 정말 잘한 짓.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매 시간 실감하니깐.
언제 쯤 내 글이 부끄럽지 않은 순간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