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이상하다. 핸드폰을 켜 놓기는 싫다. 내 일상은 아예 밖이거나 아예 안이거나 둘 중 하나다. 안에 있을 때면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을 끊고 지내게 된다. 오늘은 계속 불안했는데, 그 이유를 알기는 어려웠다. 불안은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안이다. 이유를 안다면 그건 불안이 아니라 공포일 거다. 지난봄과 여름에는 타자를 치는 순간을 제외한 매 순간을 불안에 떨며 지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노트북을 켜놓고 일기를 썼다. 하루치의 일기를 다 쓰면 오래 전 하루의 기억을 더듬어 일기를 썼다. 그 일기는 일기라고 부르기 애매한 형태로 남아 블로그에 저장됐다.
이렇게 하루 일과의 기록이 아닌, 떠도는 잡념들을 배설할 때는 이상한 종류의 외로움이 밀려오곤 한다. 음악을 틀어놔도 방 안은 귀가 아플 정도로 고요하고. 그럴 때면 나는 말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떠돈다. 모르는 사람을 찾아 대화를 하거나 뱉고 싶은 말을 검색창에 적는다. 이번주에는 벌써 두 번이나 랜덤채팅 사이트에 들어갔다. 원래 알던 사이처럼 안부를 묻고 인사를 하는 건 꽤 재미있는 일이다. 대화는 짧게는 1초, 길게는 두 시간까지 이어진다. 그때만큼은 방 안이 들어차는 기분이 든다. 몇 주 전에는 예쁜 말을 뱉는 아이와 오랜 대화를 했고, 어제는 나와 비슷한 아이와 오랜 대화를 했다. 예쁜 말을 뱉는 아이에게는 텀블로 주소를 받았고, 나와 비슷한 아이에게는 트위터 아이디를 받았다. 지금처럼 이상한 종류의 외로움이 밀려들 때, 예쁜 말을 뱉는 아이의 텀블러 글을 읽으면 이 이상한 감정이 어느정도 사그라들곤 했다. 나와 비슷한 아이의 트위터도 아마 그런 역할을 해줄 것 같다.
밤은 이상하다. 밤마다 나는 안으로 떠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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