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26 천장

2015. 12. 26. 21:11 from 하루 낱말

 가만히 누워서 천장을 바라봤다.


 하루가 너무 허무해서 견딜 수가 없다. 딱히 마음에 들지도 않는 사람과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내적으로 곪아갈 때 자주 하는 짓이다. 연애를 하고 싶은 상대는 아직도 없다. 가까워지기 귀찮다. 무섭다기보다 정말로 귀찮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게 너무나도 싫다. 작년 이맘때쯤 P에게 내 모든 걸 까발린 채 의존을 했었고, P는 그런 나를 집 잃고 길 잃은 유기견 달래듯이 달래곤 했다. 원래 남에게 내 이 야기를 하지 않는 편인데, 그 전까지는 타인에게 의지도, 의존도 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그때는 너무 힘들었으니깐. 숨 쉬는 것조차도 힘들었으니깐. 죽지 않기 위해 의존을 했었다. 아마 모든 걸 다 이야기했을 거다. 그때 기분은. 말하자면, 사랑하지 않는 사람 앞에서 알몸으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의존의 시기가 끝난 후에는 더 큰 자괴감이 찾아왔다.


 가장 큰 문제는 의존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거다. 어중간하게 노크하는 인간들이 속물처럼 보이고, 싫다. 그래서 내 한 몸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그냥 쭈욱 혼자 버티고 사는 거다. 의존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좋겠다.


 천장이 너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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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ASIK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