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는 주어진 일들을 다 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밖에 살 수가 없다. 이렇게 살 수밖에 없도록 셋팅된 인간이다. 죄책감은 지겨운 감정이다.
세번 째 과제를 하려고 도서관에 앉아있다. 적당히 써내려가다가 머리와 손이 멈춰버렸다. 과거의 나를 애도하기 위해 인물을 두 명으로 갈라놨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그 일'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지 감이 안 온다.
자유열람실은 덥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더운 겨울이다. 또 하나는 추운 여름이고. 이럴 때만 빙하가 걱정된다. 이러다가 정말로 북극곰들이 해빙 왈츠를 출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트를 벗으니 교복 같은 흰셔츠가 나온다. 교복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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