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 로그인을 했다. 일기를 쓰기 위해서. 쌓인 것들을 배설하기 위해서.
생각 없이 살다 보니 3개월이 갔다. 어느 것에도 집중하지 않고, 어느 것에도 몰두하지 않았다. 대충 살면 보통 사람들처럼 학교를 다닐 수 있다. 출석도 할 수 있다.
소설이나 시 같은 걸 붙잡지 않고도 살 수 있다. 3개월 동안 소설을 한 편도 읽지 않았다. 안 읽고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냥 과제용 희곡을 읽고, 머리를 적당히 굴리고, 디자인을 하고, 미니어처를 만든다. 읽은 것들은 죄다 미니어처로 나온다. 그렇다고 온 힘을 다해 만드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노력한 척을 하기 위해 손만 움직인다.
일기를 안 쓰고 살았다는 건 조금 충격이다. 나는 일기를 쓰지 않고서는 일주일도 못 사는 인간이었는데. 이젠 배설 안 해도 살 수 있게 되었다. 글을 쓸 일은 없다. 글쓰기도 그림 그리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아서, 하지 않으면 못하게 된다. 기본적인 감각만 기억할 뿐, 세부적은 감각은 다 잃게 되는 것. 요즘에는 문장 끝맺음도 잘 안 되고,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정확하게 뽑아내는 것도 안 된다. 언어 습관도 엉망이고, 그냥 평범한 무대미술과 학생으로 사는 중.
밥벌이 기술이나 잘 닦고 싶다. 방학 때는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공부해야지. 그러면 밥은 벌어먹을 수 있겠지. 무대미술 하기 싫은데, 그렇다고 다른 걸로 밥 벌어먹고 살 자신도 없다. 그냥 밥벌이만 생각하자. 제발.
어, 오랜만에 쓴 일기는 이렇게. 존나 내 글쓰기 능력이 퇴화되었다는 것만 인증하고 끝.
방학이 되면, 이것저것 읽고 살아야지. 그렇지만 쓰지는 않겠지. 읽기만 읽겠지. 마요르카 한 번 파 보고 싶다.